준비한 사업을 야심차게 시작하고 나면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놀랄 겨를도 없이 수없이 많은 선택들에 내몰리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너무나 분주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조금씩 달라지는 방향성과 삐걱거림을 애써 무시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착각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돌이켜보면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지금에야 그러한 경험들 역시 서로의 미숙함이었음을 쿨하게 인정하고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게 심각할 수 없었다.
각각의 위치에서 가지고 있던 확고한 가치관과 철학들이 어느것 하나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시기여서 그랬으리라. 수집되는 여러가지 지표들과 현상들을 조금 떨어져 지긋이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사회 현상들에 대한 인사이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찬찬히 내 주위의 현상들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가지 문제에 집중하는 일, 한가지 현상의 바닥에 깔려 있는 본질을 파악하는 힘이 필요한 법이다. 설혹 처음에는 집중하는 것도, 본질을 바라보는 것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되지 않을지언정 그 과정이 필연적으로 있어야 한다.